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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이 두 번 — 9월 KBO에서 1위와 3위를 가르는 숫자, 그리고 결론이 이미 난 쪽
8월 30일 기준 1위 삼성과 2위 KT의 승률 차는 0.001, 3위 KIA와 4위 LG도 0.001이다. 하지만 두 싸움의 성격은 정반대다. 1위는 동률일 때의 결론이 이미 고정됐고, 3위는 규정 자체가 달라 아직 열려 있다. 한편 키움은 트래직 넘버 4로 이번 주가 고비다.
Clinch 데스크 · 9월 1일 (화)
9월이 시작됐다. KBO 정규시즌은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는데, 순위표에서 가장 중요한 두 자리가 똑같은 숫자로 갈려 있다. 8월 30일 종료 기준 1위 삼성은 68승 44패 3무로 승률 .607, 2위 KT는 66승 43패 3무로 .606이다. 3위 KIA는 63승 50패 2무로 .558, 4위 LG는 64승 51패 1무로 .557이다. 두 곳 모두 차이가 0.001이다.
이 0.001이 왜 중요한지는 KBO 포스트시즌이 사다리 방식이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올라온 팀이 위 순위 팀을 차례로 상대한다. 4위와 5위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그 승자가 3위와 준플레이오프를, 다시 그 승자가 2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마지막으로 1위가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린다. 순위 한 칸이 곧 치러야 할 시리즈 하나다. 게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에게 크게 유리하다. 최대 2경기를 치르되 4위는 1승 또는 1무만 거둬도 통과하고, 5위는 2연승을 해야 한다.
그런데 두 개의 0.001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1위 싸움은 동률일 때의 결론이 이미 났고, 3위 싸움은 아직 열려 있다.
먼저 1위다. 정규시즌 1위가 두 팀 동률이면 승자승으로 정리하지 않고 단판 순위결정전을 치르는데, 그 경기의 홈구장은 상대전적에서 앞선 팀이 가져간다. 삼성과 KT는 16경기 편성 중 12경기를 치러 삼성이 9승 3패로 앞선다. 남은 맞대결은 4경기. KT가 그 넷을 모두 이겨도 7승 9패가 최선이라, 삼성의 맞대결 우위는 이미 뒤집을 수 없다. 두 팀이 같은 승률로 시즌을 마치는 시나리오에서 1위 결정전은 대구에서 열린다는 뜻이고, 그 조건은 남은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고정됐다.
3위는 규정 자체가 다르다. 1위와 5위 동률만 순위결정전을 치르고, 2·3·4위 동률은 추가 경기 없이 상대전적 다승으로 가린다. 그 다음은 다득점, 그 다음이 전년도 성적이다. 현재 LG가 KIA에 7승 4패로 앞서 있고 남은 맞대결은 5경기다. 계산하면 KIA는 그 다섯 경기를 전부 이겨야만 9승 7패로 앞선다. 네 번만 이기면 8승 8패 동률이 되어 다득점으로 넘어간다. 순위표에서는 KIA가 0.001 앞서 있지만, 동률로 끝나는 상황을 가정하면 유리한 쪽은 LG다.
남은 일정도 대칭이 아니다. 삼성은 115경기를 치러 29경기가 남았고 KT는 112경기를 치러 32경기가 남았다. 승률에서 0.001 뒤진 KT가 만회할 기회를 세 번 더 쥔 셈이다. KIA는 29경기, LG는 28경기가 남았다. 자력 확정 승수로는 삼성이 16승, KT가 18승, KIA와 LG가 나란히 21승이다. 이 숫자는 다른 팀이 남은 경기를 전부 이기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값이라, 여기에 도달하면 남의 결과를 볼 필요가 없다.
5강 진출권 자체는 사실상 정리됐다. 5위 두산은 61승 52패 4무(.540)로 6위 NC와 8경기 차다. 두산은 남은 27경기에서 22승을 거두면 자력으로 확정되고, NC는 앞으로 23패를 더 하면 수학적으로 불가능해진다. 남은 한 달의 관전 포인트가 진출 여부가 아니라 그 안에서의 순번인 이유다.
아래쪽에서는 시간표가 훨씬 급하다. 키움은 42승 76패 3무(.356)로 트래직 넘버가 4까지 내려왔다. 앞으로 4패를 더 하는 순간 남은 23경기를 전부 이겨도 5강이 수학적으로 불가능해진다. 4연패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주 안에 결론이 날 수 있다. 한화는 다른 방식으로 무너지고 있다. 6연패에 최근 10경기 1승 9패, 승률은 .441까지 떨어졌다. 651득점은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데 순위는 8위다. 기대승률 .501에 실제 .441로 격차가 0.059, 리그에서 가장 크다. 1점차 승부 9승 15패가 그 차이의 대부분을 설명한다.
이 기사의 모든 수치는 8월 30일 경기 종료 시점 기준이며, 네이버 스포츠 공개 일정 피드를 직접 집계한 결과다. 자력 확정 승수와 트래직 넘버의 계산식과 가정, 한계는 계산법 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매일 갱신되는 순위와 상대전적 매트릭스는 KBO 순위 페이지, 가을야구 사다리와 동률 규정은 포스트시즌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